시카고 사단이 주력·클린턴 전 대통령 원군 역할
샌디 대처도 긍정적 요인..반대·중도파 칭찬·지지 이끌어 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에는 그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 사단'의 힘이 컸다.

위기 때마다 오바마 구하기에 나섰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적지 않은 공헌을 했고 재선 캠프의 부단장인 스테파니 커터는 `비밀 병기' 역할을 했다.

선거 운동 막판에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도 결과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샌디'에 훌륭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아 공화당의 `오바마 저격수'로 꼽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공화당 출신으로 현재 무소속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지지도 이끌어냈다.

4년 전 첫 흑인 대통령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던 `시카고 사단'은 또다시 신화를 만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 캠프의 본부를 워싱턴이 아닌 시카고에 뒀을 정도로 `시카고 사단'을 의지하고 신뢰했다.

2008년 대선 당시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던 짐 메시나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은 재선 캠프의 본부장으로 선거 운동을 총괄했다.

메시나는 일찌감치 백악관에서 물러나 캠프를 꾸렸고 미국 전역을 돌며 '큰 손'들을 만나 선거 자금을 모으며 조직을 정비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과 로버트 기브스 전 백악관 대변인도 재선 캠프의 핵심이었다.

액설로드는 시카고 재선 캠프와 워싱턴에 있는 오바마 대통령을 연결했고 기브스 전 대변인은 재선 캠프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총괄했다.

`오바마의 재사'로 불리는 데이비드 플러프와 `오바마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통하는 발레리 자렛은 오바마 대통령의 곁을 지키면서 시카고의 재선 캠프와 유기적 협조를 했다.

4년 전 선거자금 모금을 맡았던 줄리아나 스무트 전 백악관 사회담당 비서관은 더 넓어진 인맥을 동원해 선거운동에 필요한 `실탄'을 공급했다.

캠프의 부단장인 커터는 공화당의 롬니 후보가 자신이 경제 회복의 적임자라며 내세웠던 베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 경력을 `무자비하게 직원을 자른 CEO'라고 규정해 최대 약점으로 바꾸는 공헌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내조도 남편의 재선에 기여했다.

미셸은 대놓고 남편을 응원한 공화당 밋 롬니 후보의 부인 앤과 달리 유권자들에게 감성적으로 접근했다.

아동 비만 퇴치 운동, 어린이 프로 출연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앤보다 많은 유세지역을 방문해 발로 뛰는 내조를 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의 원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9월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전당대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으로부터 완전히 무너진 경제를 물려받아 더 현대적이고 균형 잡힌 경제를 위한 기초를 닦았다"고 오바마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후 1차 토론 등 오바마 대통령이 궁지에 몰릴 때마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반전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유세에 나서 오바마의 재선을 도왔다.

여론 조사에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던 선거 막판에 중대 변수로 떠올랐던 허리케인 `샌디'는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론 조사에서 `잘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공화당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로부터는 "오바마 대통령이 잘 헤쳐나가고 있으며 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극찬을 들었다.

블룸버그 시장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을 강타하면서 현안으로 떠오른 기후 변화와 싸울 지도력을 갖춘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무당파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미국 정치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뉴욕연합뉴스) 이상원 특파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