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해상서 불법조업 단속에 쇠톱·칼 휘두르며 격렬 저항
해경 "대원 생명위협에 진압장구 사용, 끝내 숨져 애석하다"
정부, 중국에 사건개요 통보·유감 표명, 유족에 위로 전해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선원이 저항 진압 과정에서 해경이 쏜 고무탄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09함은 16일 오후 3시10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90㎞ 해상에서 불법 조업 중인 중국어선 30여 척을 발견, 검문검색을 시작했다.

중국선원은 어선 위에 해경이 올라설 수 없도록 하늘을 향해 쇠꼬챙이 수십개를 박고 쇠톱, 칼 등 흉기를 휘두르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신변에 위협을 느낀 해경은 진압 장비를 이용, 무허가 불법 조업 중인 100t급 쌍타망어선 노영어호 등 중국어선 2척과 선원을 나포했다.

그러나 진압 과정에서 중국 선원 장모(44)씨가 왼쪽 가슴에 비살상용 고무탄을 맞았다고 해경은 밝혔다.

고무탄을 맞은 장씨는 3009함으로 옮겨져 응급조처를 받은 뒤 헬기로 이송, 오후 5시37분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했지만 오후 6시께 숨졌다.

장씨는 병원 도착 당시 숨을 쉬지 않고 심장이 멈춘 상태였으며 왼쪽 가슴 아래쪽에는 멍든 자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초음파상 가슴의 내상 흔적이 심하지는 않았으며, 사인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라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해경은 격렬하게 저항하는 중국선원을 제압하기 위해 선원 사이로 발사한 고무탄에 장씨가 맞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장씨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숨져 애석하다"면서 "정당한 법집행과 공권력에 극렬하게 저항해 단속대원의 생명에 위협을 느껴 진압 장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검문에 나선 경찰관과 중국선원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해경의 불법 조업 단속 중 중국 선원이 숨진 것은 2010년 12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전북 군산 해상에서 중국 어선이 우리 해경 경비함을 들이받고 전복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다른 어선을 단속하던 해경 4명도 이들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크게 다쳤다.

시신은 한·중 양국의 입장 차로 장례식장에 방치됐다가 지난 6월 화장돼 중국 측에 전달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 사고와 관련, 이날 주한중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측에 사건 개요를 통보했다.

또 책임 소재와는 별개로 불행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유족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장아름 기자 chogy@yna.co.kr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