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 이후 유럽 화합에 기여한 공로"
재정위기·사회불안 속 선정 논란도


27개 회원국(인구 5억명)을 둔 유럽연합(EU)이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2일 "지난 60여년 간 EU와 이 지역 선구자들이 유럽의 평화와 화합, 민주주의, 인권 증진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개인이 아닌 기구나 단체에 노벨평화상이 돌아간 것은 2007년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이후 5년 만이다.

또 지역공동체로는 처음이다.

토르뵤른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EU의 안정화 노력이 전쟁의 대륙이었던 유럽을 평화의 대륙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며 "과거 독일과 프랑스는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지만 오늘날 두 나라의 전쟁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100년이 넘는 노벨평화상 역사에서 유럽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한 공로로 수상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만큼 유럽이 세계 1,2차 대전을 겪으면서 어느 대륙보다도 대립과 혼란이 극심했다는 방증이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역사상 가장 큰 중재자(peacemaker)로서 EU의 역할을 인정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한 도중 수상소식을 접한 반 롬푀이 의장은 기자들에게 "20세기 유럽은 큰 전쟁을 겪었고 EU 덕분에 평화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면서 "평화를 위한 EU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아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마르틴 슐츠 의장도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세계 2차대전이 끝난 뒤 EU가 추진해 온 화합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이라며 "매우 감동적이고 영광스럽다"고 환영했다.

슐츠 의장은 "EU가 바로 화합이다.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며 "EU는 전쟁을 평화로, 증오를 연대로 바꾼 유일무이한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EU가 재정위기 속에서 남유럽과 북유럽 간 갈등을 비롯해 역내 사회불안이 커지고 있고 영국 정부가 EU 탈퇴를 공공연히 언급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하며 EU의 노벨평화상 선정을 비판하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다.

1951년 독일과 프랑스 등 6개국이 결성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모태로 하는 EU는 현재 27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역내 인구는 5억100만명이다.

핵심 기구는 EU 이사회와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유럽사법재판소, 유럽회계감사원 등이다.

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U는 상금으로 800만크로네(약 13억여원)를 받게 된다.

노벨상 상금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1천만 크로네(약 17억원)였으나 올해는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액수가 줄었다.

지난해에는 엘런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과 같은 나라의 평화운동가 리머 보위, 예멘의 여성운동가 타우왁쿨 카르만 등 여성 3인방이 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