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고서 "논문으로 일본의 6분의 1 수준, 세계 7위권"

영국의 존 거던(79)과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50) 두 연구자에게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안겨 준 연구 주제는 바로 '역분화 유도 만능줄기세포(iPS cells;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이는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려 성인의 세포(성체세포)를 원시 세포로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진 줄기세포를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iPS 관련 연구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8일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부·지식경제부·농림수산식품부 등 관련 부처가 공동작성한 '2011 줄기세포 연구 시행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 11월까지 약 10년간 우리나라 연구진이 발표한 역분화 줄기세포 관련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논문은 모두 19편이었다.

이는 미국(332편), 일본(110편), 중국(58편), 독일(57편), 영국(39편), 스페인(32편)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세계 '톱 10' 안에는 들었지만, 1위 미국과 이번에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이웃 일본을 기준으로 각각 17분의 1, 6분의 1에 불과할만큼 세계 상위권 그룹과의 격차가 매우 큰 실정이다.

다른 분야 줄기세포 연구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성체 줄기세포 관련 SCI 논문은 모두 1천178편으로, ▲미국(1만818편) ▲일본(3천309편) ▲독일(2천514편) ▲중국(2천349편) ▲영국(1천527편) ▲이탈리아(1천496편) ▲프랑스(1천339편) 등에 이어 8번째였다.

1위 미국과 비교하면 거의 10분의 1 수준이다.

배아 줄기세포 논문(361편) 역시 미국(4천236편), 일본(1천268편), 독일(861편)은 물론 중국(672편), 캐나다(487편) 등에도 뒤진 8위였다.

정부는 줄기세포 연구 관련 양적 성과 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빅 3'인 미국, 일본, 독일과 비교해 아직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원천 기술이 아닌 상용화 부문에서는 우리나라 업체들의 줄기세포 관련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말과 올해초에 걸쳐 하티셀그램-AMI(심근경색 치료제), 카티스템(연골재생 치료제), 큐피스템(치루 치료제) 등 '세계 줄기세포 치료제 1~3호'가 모두 우리나라에서 탄생한 바 있다.

정부는 iPS를 포함한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더 이상 세계 조류에 뒤처지지 않도록 올해부터 관련 예산을 1천억원으로 늘리고 관련 R&D 활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1천억원의 예산은 줄기세포 원천기술뿐 아니라 실용화 촉진을 위한 임상연구 등에 투자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과부는 줄기세포 실용화 기반기술로서 ▲줄기세포 기반 신약 스크리닝 시스템 ▲세포재생기술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복지부는 줄기세포 연구성과의 실용화 차원에서 ▲치료효능 높은 줄기세포 발굴을 위한 중개연구 ▲안전성·유효성 검증을 위한 임상연구 ▲줄기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기술 연구 등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이미 확보된 줄기세포 자원으로 '국가줄기세포은행'을 설립, 줄기세포 생산·보관·관리 표준화를 추진하고 줄기세포 분양 및 기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