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이후 24년 만에 외국 방문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여사가 다음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 동아시아회의에 참석, 연설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88년 미얀마에 입국해 민주화 운동에 뛰어든 이래 국내에만 머물렀고, 외국 방문은 24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고위 관계자는 "수치 여사가 5월30일부터 6월1일까지 방콕에서 개최되는 WEF 동아시아 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얀마의 개방·개혁정책을 이끌고 있는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치 여사는 6월에는 유럽 순방길에 올라 스위스와 노르웨이, 영국을 잇달아 방문한다.

그는 다음달 14일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폐막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같은 달 16일에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 연설을 할 예정이다.

수치 여사는 지난 1991년 민주화 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오슬로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수치 여사는 노르웨이에 이어 영국도 방문, 국회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외국 인사의 영국 국회 연설은 명예로운 일로 평가되며 최근 연설한 외국 인사는 지난해 런던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수치 여사는 모친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입국한 후 군부의 잔혹성을 목격하고 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고, 15년가량을 가택연금 상태로 지냈다.

그는 가택연금이 해제된 시기에 해외 방문 기회가 있었으나 재입국이 거부될 것을 우려해 그동안 미얀마를 떠나지 않았다.

(방콕연합뉴스) 현영복 특파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