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사살된 알 카에다의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가장 나이 많은 부인이 질투 때문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남편을 팔아넘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는 9일(현지시간) 빈 라덴과 1980년대 후반에 결혼했던 가장 나이 많은 부인인 카이리아 사버가 자신보다 나이 어린 부인을 "매섭게 질투해 알 카에다의 지도자를 미국인들에게 팔아넘겼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8개월 동안 파키스탄 정보부(ISI) 관계자 및 빈 라덴의 아내 3명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조사를 벌여온 파키스탄의 샤우카트 카디르 예비역 준장으로부터 제기됐다.

그는 그동안 빈 라덴과 떨어져 살던 카이리아가 작년 2월 파키스탄의 군사도시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그의 은신처로 이사해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싹텄다고 설명했다.

카디르에 따르면 카이리아는 2001~2010년 이란에서 시집 식구들과 가택 연금을 당해 남편인 빈 라덴과 동거할 수 없던 처지였다.

은신처로 이사 온 카이리아는 빈 라덴과 침실을 함께 쓰고 가장 나이가 어렸던 예멘 출신의 부인 아말에게 강한 질투를 느꼈다.

결국 질투에 눈이 먼 카이리아는 남편인 빈 라덴의 행방을 쫓고 있던 CIA와 협력하기에 이르렀다고 카디르는 주장했다.

그는 또 ISI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카이리아의 성격이 워낙 사나워 심문관들이 위협을 느꼈을 정도였다"면서 "결국 고문하기 직전에야 조사에 협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사망 당시 54세였던 빈 라덴은 카이리아와 결혼하기 전에도 두 차례 결혼했으나 모두 이혼으로 끝났다.

그는 다른 부인들과의 사이에서 20여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마지막까지 빈 라덴과 함께 살았던 부인 3명은 현재 파키스탄에 구금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