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경험이 있는 중국계 미국 방송 기자 로라 링 씨가 국제 사회에 탈북자 강제 북한 송환을 막아달라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링 씨는 지난 2009년 북한과 중국 접경 지대에서 탈북자 관련 취재를 하다 북한 영내로 진입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에게 붙잡혀 140일 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인물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을 통해 풀려난 링 씨는 당시 북한 체제 전복을 시도했다는 거짓 자백을 할만큼 심한 협박을 당했다고 나중에 털어놓기도 했다.

미국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가 제작한 영상 메시지에서 링 씨는 "북한 억류는 내 생애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라며 "그러나 북한에는 나처럼 공포에 떨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지금 북송될 처지에 있는 탈북자 30여 명도 북한에 돌아가면 똑같은 공포 속에서 고문을 받거나 사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링 씨는 이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내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듯이 이들이 북한으로 끌려 가지 않도록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영상 메시지에는 방송 프로듀서인 언니 리사 링 씨도 함께 출연해 "탈북자들도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살 권리를 가진 우리가 똑같은 사람"이라며 탈북자 북송 저지에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

이들 자매가 출연한 영상 메시지는 온라인 서명을 통해 탈북자 강제 송환 중단 청원 운동을 펼친‘내 친구를 구해주세요(Savemyfriend)'에 참여하고 트위터, 페이스북에서도 탈북자 강제 송환 저지를 호소하자는 문구로 끝을 맺는다.

이 영상 메시지는 유튜브 등 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려져 있다.

'링크' 박석일 정책국장은 "링 씨에게 영상 메시지를 제안했더니 선뜻 응해줬다"면서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면 당하게 될 고초를 잘 알고 있기에 동참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