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팬클럽 페루에만 60개 넘어
공자학원 300개 만든 중국 배워
문화원·세종학당 설립·교류 절실

박희권 < 주 페루 대사 >
[시론] 글로벌 한류 종합전략 세워야

많은 나라에서 우리의 대중문화가 환영받고 있다. 과거 K팝과 드라마로 한정됐던 한류에 대한 관심이 음식 춤 영화 의류 패션 및 한국어 배우기 열풍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역적 저변도 아시아를 넘어 유럽 중남미 중동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페루에서도 한류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이곳 젊은이들은 60개 이상의 한류 팬클럽을 조직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 페루 대사관저에서는 한식세계화 행사를 열었다. 한식 소개와 더불어 페루 청소년들이 자체 조직한 K팝 무대공연,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들의 태권도 시범, 소아암 아동을 후원하기 위한 자선행사도 함께 열렸다.

이 행사가 페루 사회에 불러일으킨 반향은 대단했다. 페루 TV, 일간지, 잡지 등 다수의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했고 이를 접한 우리 동포들은 다시 발견한 한국 문화의 저력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다음달 11일에는 그룹 JYJ가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공연 입장료가 60~190달러나 돼 이곳 경제사정으로는 비싼 수준임에도 5000석의 전 티켓이 3일 만에 매진된 것을 보면 그 열기가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한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첫째, 우리 젊은이들이 문화 창조를 선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해야 한다. 전 지구적으로 문화간 융합과 소통이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주체는 젊은 세대다. 기성세대가 집단주의적·평균적 사고로 재단하거나 정부가 어떤 분야의 문화발전을 인위적으로 꾀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와 민간이 역할분담을 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

둘째, 세계 각국과의 쌍방향 문화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타문화와 교류·소통을 확대하는 것은 한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 한류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한 역풍으로 생겨나고 있는 혐(嫌)한류, 항(抗)한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알리는 이벤트보다는 합동공연이나 공동참여 등의 형식이 좋다. 이를 통해 우리 문화와 현지 문화가 교감·소통하도록 접촉면을 확대할 수 있다.

셋째, 한국문화원과 세종학당 등을 확충해 우리 한류를 체계적·전략적으로 알리기 위한 장(場)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도 페루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우리 문화에 대한 대중들의 목마름이 큰데도 불구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전파할 문화원이 없다. 문화원의 부재는 문화 교류 확대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이 자신의 브랜드를 제고하기 위해 세계 각처에 300여 개 이상의 공자학당을 설치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류가 한국 상품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등 경제한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종합적 문화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전략은 KOICA, 글로벌 기업 같은 글로벌 활동주체를 망라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KOICA 봉사단원들은 우리 문화 전파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문화전도사들이다. 한국 글로벌 기업들도 아이돌 스타 현지공연 등을 후원하고 있고 소외된 지역주민에 대한 사회적 공헌활동으로 우리문화의 보급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들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군사적이 아니고 정치적도 아니며 문화적인 강국이 되기를 원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백범 김구 선생이 1947년 발표한 ‘나의 소원’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말처럼 대한민국이 21세기 문화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대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희권 < 주 페루 대사 hkpark79@mofat.go.kr >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