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권력은 없다…'혁명의 2011'  독재자 6명 아웃
2011년은 수십년간 권력을 휘둘렀던 독재자들이 줄줄이 쓰러진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1월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의 실각에서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까지 독재자 6명이 올해 권좌에서 물러났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일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코트디부아르의 로랑 그바그보,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등 6명의 독재자가 올해 시민혁명이나 사망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소개했다.

중동의 독재자들은 연초 촉발된 ‘아랍의 봄’으로 연달아 쓰러졌다. 아랍의 봄은 튀니지의 청년 노점상 분신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업을 구하지 못해 무허가 노점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튀니지의 26세 청년이 경찰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한 것. 소규모 항의 시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변했다. 결국 23년간 철권을 휘둘렀던 벤 알리 대통령은 지난 1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30년간 이집트의 독재자로 군림했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재스민 혁명’으로 지난 2월 실각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이집트 시위대 수백만명은 튀니지 혁명의 성공에 영향을 받아 궐기했고, 1981년 이후 권력을 놓지 않았던 무바라크를 축출했다. 1978년부터 예멘을 통치해온 살레 전 대통령도 지난달 국내외 사퇴 압박에 굴복해 33년간 독점했던 권좌에서 물러났다. 예멘에서는 올초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래 최근까지 정부군의 강경진압 등으로 15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42년간 철권통치로 악명 높았던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는 치열한 내전 끝에 시위대의 총에 맞아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카다피가 사망하자 그의 ‘절친’으로 자주 비교되던 김 위원장이 충격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카다피와 김 위원장은 1942년생 동갑으로 나란히 40여년 안팎의 독재체제를 유지했다.

2000년 권좌에 오른 그바그보 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패배한 후 불복하는 바람에 유혈사태를 촉발했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받은 알라산 와타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군대에 체포됐으며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 구금돼 있다. 뉴스위크는 “이제 지구상에 남은 장기 집권 독재자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도”라고 소개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