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40대 임산부가 뱃속의 아기를 구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거부하다 숨진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폭스뉴스는 18일(현지시간) 항암 치료가 태아에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를 거부한 채 병마와 싸우다 아기의 생명을 구하고 세상을 떠난 스테이시 크림(41)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 라이안에 사는 크림은 지난 3월 딸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아기를 낳는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던 크림에게는 그러나 심각한 두통과 하나의 물체가 둘로 보이는 이른바 복시(複視)이 찾아와 고통스런 나날이 이어졌다.

그녀는 수개월 동안 오빠인 레이 필립스에게 150통이 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중 상당수가 이와 관련해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도 크림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기가 걱정된다", "아기를 안아볼 수 있도록 오래 살고 싶다"며 태어날 아기에 대한 강렬한 애정을 보이면서도 "만일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오빠가 아기를 보살펴달라"는 당부까지 잊지 않았다.

지난 7월 크림은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의료진으로 부터 항암치료를 받자는 권유를 받았지만 아주 잠깐 고민하고는 이를 받지 않기로 했다.

건강한 아기를 낳고 싶은 바람에서였다.

크림은 결국 한 달 후 급성종양이 뇌간 주위를 채우면서 의식을 잃었고 심장 박동이 멈춘 위급한 상황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몸무게 0.935㎏의 도티 메이를 출산했다.

9월이 돼서야 겨우 의식을 회복한 크림은 마지막으로 딸을 안아볼 수 있었고 그로부터 3일 후 메이를 남겨둔 채 숨을 거뒀다.

이제 몸무게 2.27㎏가 된 건강한 메이는 크림의 바람대로 외삼촌 가족의 보살핌속에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폭스뉴스 의료전문 기자인 매니 앨버레즈 박사는 암 선고를 받은 많은 임산부가 태아가 위험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임신 중단과 항암치료 여부를 놓고 크림과 유사한 '딜레마'에 빠진다고 말했다.

앨버레즈 박사는 이어 임신을 중단하지 않기로 한 경우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항암치료를 할 수는 있지만 특정 암은 오히려 더 악화될 수 있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