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테러 위협으로 인해 이라크인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엄격히 제한하면서 이라크내 친미 인사들이 극심한 불안에 휩싸여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특히 올해 말 미군의 이라크 철수를 앞두고 `미국 간첩'으로 몰리고 있는 이라크인들은 치명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바그다드에 사는 아에이사 가족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라크 주둔 미군을 위해 일했던 아에이사의 아버지 형제들 가운데 한 명은 반군에 납치돼 고문을 받았고, 아에이사는 학교에서 `간첩'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지난 달 이 가족은 미국 이민 비자 신청이 승인됐다는 전화 연락을 받고, 아버지는 다니던 전화 회사에 사표를 냈고, 아이들도 학교를 그만 뒀다.

집과 가전제품도 모두 팔고 친척집에 머물면서 애리조나로의 이민을 꿈꿔왔다.

그러나 예약한 비행기를 타기 1주일 전 이 가족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비행기 탑승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부 하산이라고 밝힌 아에이사의 아버지는 "우리가 받았던 어떤 위협보다도 그 전화 한 통이 우리를 더 많이 괴롭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 초 켄터키에서 반군과 연계된 2명의 이라크인을 체포한 뒤 미국으로 들어오려는 이라크인들의 비자 신청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행정부는 특히 미군에 협조적이었던 이라크인들에 대해서는 신속히 비자발급을 해주도록 하는 의회의 결의도 외면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로 인해 올해 미국에 들어온 이라크인은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 부터 올해 4월까지 7천명 가량의 이라크인들에게 비자가 발급됐지만, 3월에는 단 7명만이 입국허가를 받았고 4월에는 9명에게만 비자가 발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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