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와 가상대결서 열세..경제정책 반대여론 높아
아프간전 지지여론 1년여만에 첫 상승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급격히 올라갔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론이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2~5일 성인 1천2명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해 7일 발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7%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49%)보다 낮았다.

이는 WP가 빈 라덴 사살 하루 뒤인 지난달 2일 퓨리서치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국정지지도(56%)에 비해 9%포인트나 낮은 것이며, 지난 4월 WP-ABC 공동 여론조사에서 기록한 지지율과 같은 것이다.

특히 경제정책과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서는 각각 59%와 61%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각각 49%는 `강력한 반대 입장(strongly disapprove)'을 나타냈다.

또 향후 경제회복 전망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7%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밝혀 `시작됐다'는 응답(42%)보다 훨씬 많았다.

이런 결과는 최근 높은 유가와 부동산 가치 하락, 기대에 못 미치는 고용 전망 등으로 미국내에서 비관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들과의 가상대결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큰 우위를 나타내지 못하거나 오히려 지지율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대선이 오늘 실시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의 대결에서 46% 대 49%로 근소하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50% 대 44%),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50% 대 40%),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50% 대 41%),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55% 대 40%) 등과의 대결에서는 우위를 지켰다.

앞서 지난 4월 WP-ABC 공동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롬니 전 주지사와 대결에서 49% 대 45%로 근소하게 앞섰으며, 폴렌티 전 주지사와 깅리치 전 의장, 페일린 전 주자사 등과 모두 두자릿수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보인 바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43%로 지난 3월 조사 때보다 무려 12%포인트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09년말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73%가 그렇다고 응답해 철군 지지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에 철군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0%가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해 `철군할 것'이라는 응답(43%)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