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먼,포브스 400에 합류한 걸 환영합니다. "

미국 뉴욕증시에 19일 기업공개(IPO)를 하면서 돈방석에 앉게 된 링크트인 창업자 레이드 호프먼 회장(44 · 사진)을 다룬 포브스 인터넷판의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포브스 400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미국의 400대 부자다. 자산이 최소 10억달러는 넘어야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링크트인의 주가는 상장 첫날인 19일 공모가(45달러) 대비 109.4% 오른 94.25달러에 장을 마쳤다. 21.7%의 지분을 가진 호프먼 회장의 주식 평가액은 17억8000만달러(1조9000억원).2002년 자신의 거실에서 4명의 동료들과 함께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인 링크트인을 창업한 지 9년 만에 거부 반열에 오른 것이다.

◆창업을 위해 스스로를 단련한 10년

스탠퍼드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인지과학과 철학을 공부할 당시 호프먼의 꿈은 학자였다. 학문으로 세상에 영향을 끼치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날 그는 학계에 남는다는 것은 많아야 50명이 읽을 책을 쓰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곤 곧바로 창업가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2009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야말로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호프먼은 1993년 창업을 위해 먼저 애플에 입사했다. 제품을 알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인터넷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하루빨리 창업하지 않으면 영원히 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조바심이 생겼다. 그래서 1997년 소셜넷닷컴을 창업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재앙도 성공도 아닌 그저 그런 실리콘밸리 기업이었다. 1999년 그는 소셜넷닷컴을 떠났다.

호프먼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1997년에 배운 점은 창업은 경기 상승기가 아니라 하강기에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경기 하강기에는 파트너를 찾기 쉽고 고용도 쉬우며,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닷컴 버블이 꺼지던 2002년 링크트인을 설립했다.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라"

"커넥션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레이드 호프먼이다. " WSJ의 평가다. 비즈니스 인맥이라는 링크트인의 독특한 사업모델을 만들어낸 것도 네트워크에 대한 그의 열정 덕분이었다. 그는 페이스북과 소셜 게임 업체인 징가에도 투자했다.

하지만 호프먼에게 가장 소중한 네트워크는 결제 대행업체 페이팔에서 만난 '페이팔 마피아'들이었다. 그는 1999년 페이팔에 합류해 회사를 이베이에 매각하는 것을 주도하며 실리콘밸리의 천재들과 우정을 쌓았다. 이후 페이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로엘로프 보사는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털에 파트너로 입사해 링크트인 투자를 주도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링크트인의 2대 주주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역시 페이팔에서 일했던 채드 헐리,스티브 첸,자웨드 카림이 설립한 유튜브에도 투자했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헤지펀드 운영자인 피터 시엘도 링크트인 창업에 함께했다. 이들은 여전히 실리콘밸리에 남아 서로를 자극하며 창업을 지속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