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뿜어져 나온 방사성 물질 세슘이 도쿄를 포함한 일본 수도권 지역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는 후쿠시마에서 200㎞ 이상 떨어져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15일 도쿄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4곳의 정수장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가나마치(金町) 정수장의 흙에서는 ㎏당 6570베크렐(Bq)의 세슘이 검출됐고,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 정수장 등 3개 정수장에서도 최대 6120Bq의 세슘이 발견됐다. 도쿄도 내 하수처리시설 3곳에서는 진흙을 소각한 재에서 ㎏당 10만~18만Bq의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으로 요오드(8일)에 비해 길고,몸에 많이 축적되면 장기간 근육 등에 남아 암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정수장 및 하수처리장뿐만 아니라 도쿄 시내 중심 지역 토양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발견됐다. 아사히신문은 야마자키 히데오(山崎秀夫) 긴키(近畿)대 교수가 도쿄 시내 4개 지점에서 지난달 10~20일 채취한 토양을 분석한 결과 고토(江東)구에서 ㎏당 3201Bq,지요다(千代田)구에서 1904Bq의 세슘이 각각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도쿄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이바라키(茨城)현과 지바(千葉)현 등에 비해 토양의 세슘 농도가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아직 벼 재배를 금지하는 제한치의 20분의 1 이하 수준이긴 하지만 계속 축적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도쿄보다 100㎞가량 더 멀리 떨어진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는 재배 중인 찻잎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슘이 나왔다. 세슘 오염이 목초로 확산되면 젖소나 육우 생산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한편 방사능 오염의 근원지인 후쿠시마 제1원전의 1호기 원자로 건물 지하에서는 3000t가량의 대규모 방사능 오염수가 추가로 발견됐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