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궁내청에 있던 조선왕실의궤를 89년 만에 되찾게 된 것을 기념하는 잔치가 일본에서 열렸다.

13일 오후 7시께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공동대표 정념 스님, 김원웅 전 의원 등)와 조선불교 조계종 중앙 신도회(회장 김의정)가 공동 주최한 '조선왕실의궤 환국 기념 연회'에는 한일 양국 국회의원과 불교계 인사, 시ㆍ도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김원웅 전 의원은 "식민지 시대에 유출된 문화재는 원래 소유국으로 반환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습법으로 정착되고 있는데도 유일한 사각지대가 일본이었다"며 "일본이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려면 과거를 반성하고 문화재 반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 스님은 이날 행사에서 "조선총독부는 1922년 오대산 사고(史庫)에 있던 의궤를 일본으로 실어날랐고, 실록 수호총섭(實錄守護總攝)을 맡았던 월정사 주지는 이를 막으려고 몸부림쳤지만 역부족이었다"며 "89년 만에 의궤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환수위 측은 일본에서 의궤 환수를 도운 이시게(石毛) 에이코 민주당 부대표와 오가타 야스오(緖方靖夫) 공산당 전 의원 등 정치인과 김순식 변호사, 아리미쓰 겐(有光健) 전후보상네트워크 대표, 와타나베 미쓰구(渡邊貢) 일조협회 회장, 야마우치 사토시(山內聰) 공산당 보좌관, 이소령 고려박물관 이사, 리일만 조선인강제연행 진상조사단 사무국장 등에게 감사패를 줬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환수위의 법상.혜문 스님과 이상근 중앙신도회 사무총장, 민주당 최재성.박영선 의원,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실의 이현진 보좌관, 대한제국 황사손(황실의 적통을 잇는 자손) 이 원 왕실문화원 총재,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 이석래 평창군수, 최명희 강릉시장, 김윤길 동국대 출판사업팀장, 문화재환수위 청년연대(CARA) 회원 등이, 일본 측에서는 가사이 아키라(笠井亮).고쿠타 게이지(穀田惠二) 공산당 의원, 핫토리 료이치(服部良一) 사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