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공휴일 생산 차질..GDP 0.25%p 하락 전망

29일 치러지는 왕실결혼식이 영국 정부의 바람과 달리 침체에 빠진 영국경제를 부양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관광산업이 활기를 얻고 기념품 매출은 증가하겠지만, 결혼식 당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산업현장에서 생산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22일부터 나흘간 부활절 연휴에 이어 공휴일로 지정된 29일부터 다시 노동절인 5월1일까지 나흘 연휴가 이어진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왕실행사 때 임시 공휴일 지정은 국내총생산(GDP)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영국 정부는 200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그해 6월3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고, 5월27일 춘계공휴일을 6월4일로 옮겨 총 4일간 연휴가 되도록 했다.

그해 6월 산업생산과 서비스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와 2%가 각각 하락했다.

찰스 왕자와 다이애나의 결혼식이 열렸던 1981년에도 관광산업이 활성화됐음에도 당시 경제는 오히려 위축됐다.

영국의 금융업체인 인베스텍의 이코노미스트 필립 쇼는 "왕실결혼이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을 0.25% 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식에 드는 비용이 GDP를 끌어올리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지만, 전체적인 경제 효과는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부 미들턴 가족과 왕실은 결혼식 비용 뿐 아니라 리셉션, 신혼여행 비용을 낸다.

또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예복과 꽃 장식, 보안 관련 비용 등 최대 2천만파운드가 들어갈 것으로 로이터는 예상했다.

하지만 이런 비용은 이날 하루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데 따른 경제적 손실보다는 적다는 분석이다.

모뉴먼트 증권의 스티븐 루이스 연구원은 "생산 손실의 일부가 늘어난 수요로 어느 정도 보상되겠지만, 왕실 결혼식이 경제에 미치는 순 영향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결혼식 전후로 이어지는 연휴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겠지만, 영국인들도 그만큼 많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여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라이나항공 측은 "런던 내 3개 공항으로 가는 승객들이 10% 증가했다"면서 "그러나 그만큼 많은 승객이 런던에서 빠져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