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세계 수천명의 기자들이 런던에 집결, 뜨거운 취재 경쟁에 돌입했다.

결혼식을 하루 앞둔 28일(현지시각) 식장인 웨스트민스터 성당 주위에는 약 8천명의 내.외신 기자들과 방송 인력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또 버킹엄궁 맞은편의 그린파크에 버티고 있는 중계차 수만 줄잡아도 140대가 넘는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 신부가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키스 장면을 연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결혼식 당일 윌리엄-미들턴 커플의 동선을 확보한 언론사들은 곳곳에서 취재 '명당'을 놓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리싸움만큼이나 '스토리' 경쟁도 치열하다.

30년만에 찾아온 영국 왕실 결혼식에 전세계의 모든 눈이 쏠린 만큼 현장에서 특이하고 재밌는 화젯거리를 찾아내려고 언론사들이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다.

이들은 왕자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웨스터민스터 성당 주위에 텐트를 친 시민들을 일일이 인터뷰했다.

제일 먼저 현장에 텐트를 쳤다는 한 중년 남성에게는 각국 취재진들의 카메라 세례가 쏟아졌다.

투입된 인력과 장비 규모만을 놓고 본다면 영국 왕자 결혼식에 가장 들뜬 지역은 북미다.

가령 미국 NBC방송은 런던 상주인력이 이미 50명이나 있지만 이번 결혼식 취재를 위해 300명의 직원을 현장에 추가로 급파했다.

NBC방송이 차지한 현장 스튜디오만 6개로, 버킹엄궁 인근에 3개와 트라팔가 광장에 1개, 웨스트민스터 성당 맞은 편에 2개를 예약했다.

현재 스튜디오 예약비는 한 곳 당 최대 11만6천달러(한화 약 1억2천만원)까지 뛰었다.

캐나다 방송 '토론토 시티TV' 소속 기자 프란시스 디소자는 최고 시청률을 보이는 자사의 아침 방송프로그램에 결혼식 특집코너가 편성됐다며 "군주국이 아닌 북미 국가들에 영국 왕자의 결혼식이 큰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NBC방송의 한 PD도 "보통 참사나 정치 뉴스, 올림픽 소식만 취재하다가 왕자의 결혼식을 취재하게 돼 즐겁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런던 dpa=연합뉴스)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