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래프 "두 사람은 왕실과 껄끄러운 관계"

영국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예상과 달리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초대받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3일(현지시각) 전했다.

반면 보수당 출신 총리였던 존 메이저와 마거릿 대처는 초청장을 받았다.

메이저 전 총리는 결혼식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대처 전 총리는 건강상의 이유로 초청을 거절했다.

세인트 제임스 궁은 블레어와 브라운 전 총리는 존 메이저 경이나 대처 남작과 달리 영국 최고 기사 작위인 가터 작위가 없기 때문에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존 메이저 경은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후 윌리엄 및 해리 왕자의 후견인으로 지명됐기 때문에 초청받았다며, 윌리엄 왕자는 왕세자나 국왕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식에 총리를 초청해야 할 의전상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노동당 의원들은 두 사람이 영국의 거대한 행사에서 명백히 거부당한 것은 놀랍고 이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1981년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 당시에는 해럴드 맥밀런, 앨릭 더글러스-홈, 해럴드 윌슨, 에드워드 히스, 제임스 캘러헌 등 전 총리들이 모두 초청받았다.

이와 관련, 텔레그래프는 버킹엄궁이 블레어 및 브라운 전 총리와 껄끄러운 관계였다고 전했다.

특히 블레어의 부인인 셰리는 왕실 인사들에게 무릎을 굽혀 절하는 것을 거부했으며, 블레어 전 총리는 현 여왕의 모친인 고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을 자신의 홍보에 이용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바레인, 스와질란드 등 최근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국가들을 비롯해 인권 탄압으로 잘 알려진 국가들의 지도자들도 초청된 점을 놓고 인권운동 단체 등이 비판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국 왕정 반대 단체 '공화국'은 바레인, 스와질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레소토, 부탄 등의 왕가 인사들이 초대된 것에 대해 "이같은 하객 명단은 폭군들과 그 족벌들의 인명록 같다"며 초청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초청을 받은 바레인의 세이크 살만 빈 아마드 알-칼리파 왕세자는 개인적 사유로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영국 왕실에 통보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왕실은 이날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오는 29일 결혼식에 참석할 하객 1천900여 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초청받은 인사로는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빅토리아 부부, 팝스타 엘튼 존, 영화감독 가이 리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이 있으며 전통적으로 각국 군주만이 왕실 결혼식에 초청된다는 이유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은 초대되지 않았다.

한편,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자성남 영국 주재 북한대사도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초청됐다고 지난 10일 보도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hisun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