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대통령 즉각퇴진 촉구 시위
시리아 시위대, 정치개혁 즉각 이행 촉구 예정

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1일 중동 각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매주 금요일마다 중동에서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한 점을 감안할 때 1일에도 '피의 금요일'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주 전 금요일인 3월 18일에는 예멘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52명이 숨졌고, 한 주 뒤인 25일에도 시리아에서 시위대 수십명이 숨졌으며 요르단에서는 1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다쳤다.

금요일마다 중동 이슬람권의 시위가 격화하는 것은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열리는 금요예배에 참석한 대규모 군중이 그대로 거리로 나와 시위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금요예배는 이슬람 경전 코란에도 무슬림의 의무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각국 보안당국 조차도 시민들의 모스크행을 막을 수 없다.

◇예멘 =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수도 사나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날 시위는 살레 대통령이 연내 퇴진 방침을 사실상 철회하고 집권당이 2013년까지 그의 임기 보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분노에 찬 시민들의 참여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위대는 그러나 폭력사태를 우려해 왕궁까지 행진하는 행사는 취소했다.

이에 맞서 살레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도 이날 사나에서 동시에 열릴 예정이어서 양측 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영 뉴스통신사 SABA는 "종교 지도자, 부족 지도자, 사회 저명인사, 청년과 농부들이 `살레 지지의 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수도 사나로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 수도 다마스쿠스와 남부지역 다라 지역 등지에서 국가비상사태법 폐지 등 즉각적인 정치개혁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페이스북 사이트에는 `시리아 혁명 2011'이란 페이지가 개설돼 "신념을 지닌 모든 시민들은 시리아의 자유를 위해 시리아 전역에서 시위에 참여하라"라고 촉구했다.

시리아 국민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연설을 통해 비상사태법 폐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 제시 없이 "시리아는 지금 외부의 음모에 지배를 받고 있다"며 시위사태 원인을 외부에 돌리려 한데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63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된 시리아에서는 1970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한 하페즈 아사드 전 대통령이 2000년 사망하자 그의 아들인 아사드 대통령이 권력을 넘겨받아 40년 넘게 세습 독재를 이어오고 있다.

2주 전 다라 지역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수도 다마스쿠스를 비롯한 전국으로 확산됐고,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당국의 강경진압으로 최소 73명이 숨졌다고 파악하고 있다.

◇요르단과 이집트 = 지난주 금요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시위대와 압둘라 2세 국왕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충돌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요르단에서는 1일 수도 암만에서 이슬람 정파인 무슬림형제단 주관 아래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친 정부 성향의 단체들은 시위대 간 충돌을 우려한 요르단 당국으로부터 시위.집회 금지 조치를 받게 된 탓인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요르단 시위는 중동 다른 국가와 비교해 규모가 작았지만 지난주 시위 중 첫 사망자가 발생한 이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요르단 야권은 루프 바키트 총리의 퇴진과 정치 개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청년단체 주관으로 타흐리르광장에서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시위대는 이날 시위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그의 가족, 무바라크 정권 조력자들에 대한 `신속한 심판'을 촉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울러 무바라크가 국민으로부터 약탈한 자산을 국민에게 되돌려 주기 위한 더욱 효과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반 부패 대책 수립을 촉구할 계획이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