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힘 과시 그만하고 대화 나서라"
"北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유엔 결의 위반" 강조


러시아가 중국이 내놓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회의 제안을 거듭 지지하고 남북한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현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러시아 외무차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긴급회의 제안이 합당하다고 본다"며 러시아가 회의 개최를 돕는 방향으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은 현재 다소 완화된 상태지만 유감스럽게도 긴장과 위기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우리는 긴장이 해소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로다브킨 차관은 그러면서 "남북한 갈등은 다시 격화될 수 있다"며 "이 갈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길을 찾기 위해 서울과 평양으로 유엔 사무총장 특사를 파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한에 대한 러시아 외교의 신호는 명확했다"며 "이는 힘의 과시에서 벗어나 이 지역에서 군사적 활동을 중단하고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한 간 대화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보로다브킨 차관은 지난 21일 김영재 러시아 주재 북한 대사와 면담 직후에도 "러시아는 한반도 핵 문제 해결과 협상 참가국들의 관계 정상화, 동북아 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6자회담 재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관은 이어 이날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북핵 6자회담 협상 과정에서 이루어진 합의를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은 (앞서 13일) 박의춘 북한 외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 잘 나타나 있다"며 "이와 관련해 더 추가할 부분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2005년 9월 19일 6자회담에서 채택된 성명과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 및 1874호에 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대북 결의안이며, 1874호는 2009년 5월 2차 핵실험 이후 채택한 결의안이다.

결의안에는 유엔의 대북 제재 내용 외에 북한이 추가적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자제함으로써 핵무기 보유 의사를 버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보로다브킨 차관은 "북한은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핵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도 "북한의 평화적 핵개발은 핵 활동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증 아래로 들어오고 핵무기 비확산 조약에 규정된 체제로 복귀할 때만 가치가 있는 것으로 북한은 비핵국가로서 이 체제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