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후 이틀 연속으로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비공식 채널은 닫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은 북한이 자신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지 6자회담을 가졌다는 좋은 기분만을 갖기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아 6자회담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국무부가 표명했던 내용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백악관은 굳건한 한 · 미 동맹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북한의 호전적 행동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과 손잡고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과의 접촉 창구까지 폐쇄한 것은 아니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방북은 뉴욕채널을 통해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채널은 미 국무부와 북한의 뉴욕 유엔대표부 주재 외교관들 사이의 비공식 대화 채널이다. 지난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이후 수개월간 중단됐다가 지난 가을부터 6자회담 재개 여건 조성 차원에서 재가동된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연평도 사건 탓에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가동되던 뉴욕채널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시 대화채널이 가동되면서 양측이 서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과 공조해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한편으로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양측이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해가며 물밑 조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