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주간 타임이 최신호에서 지난 2000년 말부터 올해 말까지 격동의 10년을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타임은 25일 인터넷판을 통해 선보인 최신호(12월6일자)에서 지난 10년간 발생한 주요 사건들을 연대기별로 작성한 도표를 표지사진으로 게재하고 21세기 초입의 10년에 대한 심층 분석을 시도했다.

잡지는 우선 2000년 11월 실시된 미 대선에서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 사태를 겪으면서 투표일 후 36일간 당선자를 내지 못하는 국가분열의 위기 속에서 21세기를 맞은 가운데 2000년 12월12일 연방 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논란의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 연방 대법원은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수작업 재개표 결정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해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누르고 제43대 미 대통령 당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어 무료 음악 다운로드업체인 냅스터를 창시한 숀 패닝 등 4명의 젊은이가 법률이나 돈, 총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 사례도 주요 사건으로 주목했다.

2001년 9.11 테러로 잿더미가 된 세계무역센터를 다시 세우는 `그라운드 제로' 재건사업은 미 역사상 가장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건축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의 미래와 자유에 대한 믿음을 상징해주는 미국 정신의 재확인 작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라크전쟁에 대해서는 `잘못 디딘 행보'로 평가하면서 "전쟁 초기 미국인과 이라크인들 간의 상호 무지는 종국적으로 비극을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2005년 8월 말 뉴올리언스 등 미 남부를 강타해 1천800여명이 숨지고, 1천800억달러 이상의 재산피해를 낸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에 대해서는 명백한 인재라고 규정했다.

미국에 대적할만한 초강대국이 된 중국의 부상도 지난 10년 새 주목할 사건 중 하나로 보면서도 "아직도 중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며,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을 상징할 인물로는 우선 1999년 10월 이혼한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해상으로 미국 밀입국 길에 올랐다가 미국과 쿠바 간 외교분쟁으로까지 비화했던 쿠바 소년 엘리안 곤살레스(당시 6세)가 선정됐다.

엘리안은 선박 파손으로 어머니와 동행자들이 사망한 후 구사일생으로 구조돼 미국 당국의 보호를 받다가 2000년 6월28일 친권을 가진 생부가 있는 쿠바로 돌아갔고, 현재는 쿠바 군사학교에 재학중이다.

또 이라크전을 상징하는 폴 브리머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최고행정관과 제시카 린치 전 미 육군 일병도 주요 인물로 선정됐다.

2003~2004년 이라크 정부가 들어서기 전 이라크를 통치한 브리머 최고 행정관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생포 직후 "신사 숙녀 여러분, 우리가 그를 잡았습니다"라고 한 말로 유명하지만, 전후 처리과정에서 미국의 실수를 상징하기도 한다.

전쟁포로였던 제시카 린치 일병은 2003년 4월 이라크 주둔 미군이 그의 구출작전을 영화로 제작한 후 영웅으로 부상했지만 나중에 군이 그의 활약상을 과장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라크전 전사자의 어머니로 반전운동을 상징하는 인사가 된 신디 시핸과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 늑장대처를 상징하는 마이클 브라운 전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도 지난 10년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타임은 선정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