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2개 도시가 3개월 안에 더블딥(경기 회복 후 다시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은 19일 조사 보고서를 통해 "몬태나주 미줄라,인디애나주 러페이엇,오하이오주 애크런 등 미국의 22개 도시가 이르면 3개월 안에 다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은 이번 조사에서 고용지수,주택 착공,주택 가격,산업생산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더블딥 위험이 있는 것으로 뽑힌 22개 도시는 미 전역에 퍼져 있지만 절반이 남부 지역에 몰려 있고 중 · 서부에 5곳이 집중돼 있다.

앤드루 글레드힐 무디스이코노미닷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25%로 추정된다"며 "일부 도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민간 부문의 고용 회복이 더뎌지면서 더블딥 가능성이 기존 20%에서 25%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더블딥 가능성 경고를 받은 22개 도시도 민간 부문 고용 회복이 가장 저조한 곳이라는 설명이다. 미국의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7만1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9만명)를 밑돌았다. 민간 부문 일자리 수가 매월 20만개 증가한 올초에 비해 경기 회복 둔화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둔화 조짐을 보이는 산업생산도 더블딥 우려를 키웠다. 글레드힐은 "산업생산 부진이 도시 지역의 경기침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제조업 경기지수인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이번 달 7.1로 시장 예상치(8)보다 낮았다.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를 의미한다. 지난달엔 0을 넘어섰지만 지난 4월(32)의 22%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다. 글레드힐은 "향후 1년 안에 더 많은 도시들이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더블딥 위험에 직면하는 도시가 세 자릿수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블딥 우려와 함께 미 지방정부의 재정부실도 부각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채권 사기 혐의로 뉴저지주를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SEC는 "뉴저지주가 주정부의 재정 상태가 부실한 것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260억달러(약 31조원)의 지방채를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