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이머징마켓 아프리카] (9·끝) "이젠 외시 수석합격자도 지원"…대사들의 아프리카 스토리
◆김성철 주(駐) DR콩고 대사

중국과 일본이 아프리카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홀대해 왔다. 외교부에서는 과거 아프리카로 발령나면 '건강하게 돌아오면 다행이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최근 외시 수석합격자가 아프리카에 지원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어 다행이다.

아프리카 외교를 특화해야 한다. 미주 · 유럽에서 경험을 쌓게 한 뒤 잠시 아프리카에 근무시키는 온 · 냉탕식 인사도 재고해야 한다.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53개국 아프리카를 더 이상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김영훈 주 탄자니아 대사

아프리카는 지금 한국의 개발 경험에 목말라 있다. 새마을 운동의 실제 모델을 보여주려고 한다. 모로고로 지역에서 2~3모작을 할 수 있는 농촌개발사업을 진행 중인데 현지 반응이 뜨겁다. 아프리카는 나라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광물자원이 많은 나라,농업이 발달한 나라,석유가 많은 나라 등 특징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후진국이라며 무시하는 태도를 버려야 협력할 수 있다.

◆오재학 주 짐바브웨 대사

한국은 아프리카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서방 언론을 통해 간접적으로 비쳐지는 아프리카(리스크)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낀 아프리카(기회의 땅)는 차이가 많다. 짐바브웨만 하더라도 하이퍼 인플레,무가베 대통령의 철권통치,콜레라 창궐 등 부정적인 면만 부각됐다. 지금은 인플레 안정,여야 통합정부 구성 등으로 사업 환경이 크게 나아지고 있다. 크롬 리튬 니켈 등 광물자원 부국(富國)인 이 나라가 요즘 교통 전력 인프라 건설에 국내 기업의 투자를 희망하고 있다.

◆이호성 주 카메룬 대사

카메룬 대사관은 1998년 외환위기 때 폐쇄했다가 2008년 9월 다시 열었다. 그동안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과 총리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수백명씩을 거느리고 수시로 방문하면서 영향력을 키웠다. 주요 상권은 모두 장악했고 소비제품의 90%가 중국산이다.

하지만 우리도 틈새 시장을 노리면 기회가 있다. 카메룬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완제품은 더 이상 경제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서로 윈 · 윈하는 파트너를 찾고 싶어한다. 한국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국 중소기업들이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경쟁력을 잃어 간다면 아프리카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한재영 주 앙골라 대사

중소기업들이 적극 진출했으면 한다. 그간 다양한 각도로 앙골라에 시장 사절단을 초청하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 중국산 물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품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 중소기업 제품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뛰어야 한다. 실무진이 왔다 가면 대부분 "여건이 좋지 않다"고 보고한다. 살기에 불편하고 물가도 비싸 고생할 것이 뻔하니 몸을 사리는 것이다. 시장 가능성을 파악하려면 CEO가 와야 한다.

정리=장진모/이상은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