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곳은 주로 사하라사막 이남 지역(Sub-Sahara Africa)이다.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니켈 등 각종 광물이 풍부하고 석유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지역은 2000년대 들어 전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1~2%포인트 이상 높은 성장을 지속해 시장성과 함께 성장잠재력도 높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가 '지구상의 마지막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이유다.

우리 기업들은 1970년대 중반 중동지역 건설 붐이 일 때부터 북부 아프리카에 진출했다. 특히 아랍 문화권에 속하는 북부 아프리카의 '마그레브(Maghreb)' 지역이 타깃이었다.

아랍어로 '해가 지는 땅'을 뜻하는 마그레브는 알제리 리비아 튀니지 모로코 모리타니 서사하라 등 나일강 서쪽 지역을 통칭하는 단어다. 흑인보다는 아랍인과 베르베르인이 많고 역사적으로는 유럽사의 일부,정치 · 경제적으로는 중동의 일부로 여겨진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세계경제를 지역별로 분류할 때 중동 · 북아프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구분해 통계를 내고 있다.

오랫동안 외부 경제에 노출돼온 북부 아프리카,특히 마그레브 지역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건설 · 자동차 · 통신 등 우리 기업들이 공략할 만한 분야는 대부분 이미 선점돼 있거나 다른 기업과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여야 한다. 반면 사하라 이남은 상대적으로 진출 기업이 적다. 허윤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원은 "북부 아프리카는 이미 진출 기업이 많아서 포화 상태지만 사하라 이남은 아직 경쟁이 적어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했다. 이종민 한국수출입은행 차장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북부 아프리카와 달리 최빈국들이 많아 그간 진출 리스크가 컸지만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경쟁 압력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각국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도 다르다. 북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석유 생산국이 많고 이미 해외 투자가 많이 이뤄져 콧대가 높다. 사하라 이남에서는 한국 업체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장관 면담을 신청할 경우 호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투자유치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업들이 사하라 이남에 적극 진출하는 이유는 각국 정부가 인프라 확충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기 전자 통신 등의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많아 중소기업들에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