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의 IT(정보기술) 산업에 투자한다면 양 지역에 모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도널드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사진)는 지난 7일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에서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카베루카 총재는 지난 5일부터 사흘간 다르에스살람 음리마니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아프리카 세계경제포럼 2010(WEF on Africa 2010)에 참석하기 위해 탄자니아를 방문했다. AfDB 본부는 튀니지에 있다.

그는 "한국의 IT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광대역 네트워크와 광섬유,반도체 등 모든 IT 분야에서 아프리카는 한국의 투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업기회를 찾아서 좋고,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낙후한 IT를 보완하고 소비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구 10억명에 달하는 아프리카는 청소년 비중이 특히 높다"며 "이들은 휴대폰을 비롯한 IT 기기를 가지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시장성도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경쟁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자 그는 "중국 제품이 대부분 싸게 공급되는 것은 사실이지만,한국 제품은 품질이 좋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카베루카 총재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한국이 영감을 준다(inspirational)고 했다. 그는 "한국은 40년 전 아프리카만큼 가난했다"며 "한국의 발전상은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많은 아프리카의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카베루카 총재는 또 아프리카의 에너지 부문을 발전시키기 위해 파워플랜트 부문에 많은 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AfDB는 앞으로 현재의 3배 수준인 1000억달러 자금을 확보해 에너지 부문에 투자하려 한다"며 "전통적 에너지 자원과 신 · 재생 에너지 부문에 모두 투자하겠지만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지원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프리카의 평균 연간 전력소비 수준은 시간당 400㎾로 선진국의 시간당 1만4000㎾에 턱없이 못 미친다. AfDB는 이달 말 아이버리코스트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에너지부문 투자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AfDB는 아프리카 경제가 올해 평균 5.4%,내년엔 6.4%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르에스살람(탄자니아)=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