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1일 개막된 엑스포는 올림픽에 이어 거대 중국의 화려한 등장을 알리는 또 하나의 마당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엑스포가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이래 192개국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인 점만으로도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는 중국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과연 엑스포를 거친 중국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엑스포를 통한 중국의 부상은 비단 밖에서만 실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엑스포는 '더 나은 도시, 더 나은 삶'이라는 주제를 내걸었지만 중국은 곳곳에서 중화제국의 부활(復活)을 적극 알리고 있다. 단적으로 중국이 내건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세계를 본다'는 구호는 세계의 중심이 되겠다는 그들의 자신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상하이엑스포는 중국에서 또 하나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과거와 달리 앞으로는 중국 스스로 그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으로 봐야 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내수확대 쪽으로 경제정책의 균형을 정립하는 동시에 대만 동남아 등 중화경제권을 급속히 확장하면서 위안화의 영향력도 키우려는 의도가 이번 엑스포를 통해 더욱 추진력을 받을 게 너무나 분명한 까닭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 물론 이번 상하이엑스포를 통해 13억 중국 인구에 한국과 한국기업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변화에 걸맞게 우리도 변화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 틀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는 것을 비롯해 우리 스스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보다 부합하는 일임을 자각(自覺)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