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인명구조 최선 다하라"..2천만 위안 긴급지원
인명피해 증가 추세.."한국인 피해보고는 없어"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장족자치주 위수현에서 14일 오전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 400명가량이 사망하고 1만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수장족자치주 정부의 황리민(黃立民) 부비서장은 "지금까지 지진으로 인한 건물 붕괴 등으로 지금까지 400명가량이 숨지고 1만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많은 사람이 무너진 주택과 건물에 깔려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지면과 비교적 가까운 지하 33㎞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에 이어 규모 6.3 여진이 잇따르면서 주택과 사찰, 주유소, 전봇대 등이 구겨지듯 무너졌으며 산사태와 도로 유실, 전력공급 중단 및 통신두절 사태가 초래됐다.

여기에 가뭄에 대비해 막아뒀던 위수현 부근 저수지에 지진 여파로 균열이 생기면서 위수현 당국이 긴급 방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진으로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현지 가옥들이 대부분 붕괴했고 일부 학교 건물도 무너져 인명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학교는 등교시간이 빨라 아침 일찍 학교에 갔던 초등학생들의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지 소방서 관리인 캉쯔푸는 관영 CCTV에 "위수초등학교 건물 붕괴로 학생 20여명이 건물 잔해에 깔려 이들을 구조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수초등학교의 학생수는 1천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을 장씨로 밝힌 위수초등학교의 교사는 "학교 건물이 모두 무너졌으며 학생 5명이 숨졌다"며 "지진 발생 당시 아침 수업이 시작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부는 급하게 건물을 빠져나가 화를 피했지만 일부는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진앙은 위수현 정부가 있는 제구(結古)진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샹라슈(上拉秀)향 르마(日麻)촌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제구진의 경우 주택 85%가량이 무너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홈페이지에서 이날 오전 7시49분 티베트 창두(昌都)에서 북북서로 94㎞ 떨어진 곳의 지하 33㎞ 지점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는데 해당지점이 위수현인 것으로 관측됐다고 전했다.

자치주 당위원회 선전부의 줘화샤(卓華夏) 부국장은 "많은 사람이 제구 거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으며 학교 붕괴로 많은 학생이 건물더미에 깔려 있다"면서 "제구 거리는 말 그대로 공포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4층짜리 위수 호텔 벽에 큰 균열이 생겼으며 제구진 공상국 건물을 포함해 정부 건물도 무너졌다"면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진과 의료용품, 그리고 텐트 등"이라고 덧붙였다.

강진에 앞서 이날 오전 5시39분에도 규모 4.7의 지진이 났으며 강진 발생 이후 오전 9시25분에는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도 잇따르고 있다.

위수현 현지 TV방송국의 한 관계자는 "가옥 대부분이 붕괴해 인명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현 내 전기 공급과 유선전화 등 통신서비스도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진 발생지인 위수현은 칭짱철도와는 200㎞가량 떨어져 있어 철도 운영에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않을 것이라고 칭짱철도 측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칭하이성 정부에 인명구조와 재해 구호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후 주석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 안보정상회의와 미.중 정상회담후 남미 방문길에 지진발생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 정부는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를 위수현 지진현장에 급파해 인명구조와 재난 구호활동을 진두지휘하도록 했다.

중국 정부는 또 칭하이성 복구와 재건자금으로 2억위안을 긴급 배정했다.

아울러 칭하이성의 예비군 3천700명은 현지시각으로 이날 밤 9시에 지진현장에 집결해 인명구조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공군도 항공기 3대를 동원해 구조팀과 지질학자들을 현장에 보냈다.

중국 국영 동방항공도 여객기 2대를 지원해 물자 수송 등을 돕고 있다.

현재 칭하이성 및 위수현 당국은 비상 체계를 가동하고 25명의 의사와 65명의 소방관으로 구성된 구조팀을 급파해 인명구조에 주력하면서 5천개의 텐트와 5만개의 외투, 5만개의 담요 등 구호물자도 긴급 지원했다.

중국 국가지진구조팀도 이날 오후 현지로 향했다.

중국 군 당국도 지진발생 직후 인근 부대에서 700여명의 군인을 차출해 지진 현장에 보내 인명 구조와 재해 복구 작업을 돕도록 하고 있으며 공군과 육군 등 1천명을 추가로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구조장비와 인력이 없어 초기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구조활동을 펴고 있는 무장경찰인 스화제는 "현재 잔해더미를 손으로 옮기며 구조활동을 펴는 실정"이라며 "대형 굴착기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칭하이성 성도인 시닝(西寧)에서 서남쪽으로 1천200㎞ 떨어진 위수현은 시짱(西藏), 쓰촨(四川)과 인접해 있으며 높은 산과 계곡에 둘러싸여 있다.

장족의 집단 거주지로 평균 해발 4천493m의 고지대다.

인구는 2005년 기준으로 8만9천여명이며 상당수가 농업 및 목축업에 종사하는 산간 마을로 한국인 거주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아직 한국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베이징.시닝<칭하이성>연합뉴스) 인교준 홍제성 특파원 kjihn@yna.co.kr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