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중국의 권력구조 개편을 앞두고 차세대 지도자들이 권력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리청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교수는 "중국에선 보통 권력개편 2년을 앞둔 시점에서 권력투쟁이 본격화된다"며 "정치국 상무위원이 대거 물갈이되는 2012년에는 공산당 내 두 파벌인 상하이방과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세력 간 경쟁이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이끌고 있는 상하이방은 태자당(당 원로 및 간부 자제를 일컫는 말)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공청단 세력은 후진타오 주석이 정점에 있다.

중국 공산당은 2012년 최고권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가운데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를 제외한 7명이 은퇴한다. 시 부주석은 후진타오 후임으로,리 부총리는 원자바오 총리의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 유력시된다. 나머지 자리를 차지할 인물 가운데 눈에 띄는 라이벌로 WSJ는 보시라이 충칭시 서기와 왕양 광둥성 서기를 꼽았다.

언론학 석사 학위를 받은 보 서기는 중국에서 지도자들이 색깔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과는 달리 언론을 잘 알고 대중적 인기에 부합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조직폭력과의 전쟁에서 3000명이 넘는 관료와 기업인 등을 감옥에 보내며 일약 영웅으로 부상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를 찬양하는 노래를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보 서기는 공산당 8대 원로의 한 명인 보이보의 아들로 태자당 계열에 속한다.

보 서기의 약진 뒤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충칭시 서기를 지낸 왕양 서기에 대한 견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 서기가 벌이는 부패와의 전쟁에 휘말려 낙마한 고위직 상당수가 왕 서기 밑에서 일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후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왕 서기는 사상해방을 구호로 내걸어 후 주석보다 더 개방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톈진시의 장가오리 서기도 차기 상무위원에 진입할 후보지만 대중에 나서기를 꺼리는 인물이다. WSJ는 향후 권력구도엔 아직도 건재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는 장쩌민 전 주석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