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슬람 테러조직에는 공대 출신들이 많을까. 미국 노스웨스트 항공기 폭파 미수 사건의 범인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를 비롯해 2001년 9 · 11 테러를 현장에서 지휘한 모하메드 아타,각종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미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등 알카에다 조직원 상당수가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2008년 인도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는 '라시카르 에 토이바'의 창설자 3명 가운데 2명도 파키스탄 라호르 공대 출신이다.

디에고 감베타 옥스퍼드대 교수와 스테펀 허토그 시앙스포(파리정치대학) 교수는 신원이 파악된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원들의 학력을 추적한 결과 압도적으로 공대 졸업자가 많았다고 '유럽 사회학 저널' 최근호에서 밝혔다. 최종 학력이 파악된 284명 가운데 대학 졸업자는 196명이었다. 이 가운데 40%인 78명이 공대 출신이었다. 2위를 차지한 이슬람학 전공은 34명에 불과했다. 특히 서구 대학 출신으로 테러조직에 가담한 이들의 경우 60%가 공학 전공자였다.

감베타와 허토그 교수는 이슬람 국가에서 자리를 잡기 힘든 공대 졸업생들의 좌절감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재능 있고 야심찬 학생들이 어려운 관문을 뚫고 대학을 졸업했지만 낙후된 고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극단주의에 경도됐다는 설명이다.

두 교수는 종교적 극단주의에 경도되기 쉬운 공학자들의 특성도 한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에서도 공학 전공자들이 다른 전공자들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종교적이라는 연구가 여러 차례 발표된 적이 있다.

한편 지난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항공기 테러 기도 악몽이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로 번졌다. 뉴욕 경찰은 30일 오전(현지시간) 순찰 도중 타임스스퀘어 근처에서 이틀간 방치된 흰색 밴 차량을 발견하고 인근 건물에 대피령을 내렸다. 이어 폭발물 처리반이 출동해 로봇 카메라로 차량 검색작업을 벌였으나 폭발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