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계 이슬람지도자 통해 알-카에다와 연결"

미국 노스웨스트항공 여객기 폭탄 테러를 시도한 범인은 속옷에 고폭발 물질을 숨겨 탑승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ABC방송 등 미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미 언론은 연방수사국(FBI)의 1차 분석 결과 범인인 나이지리아 국적의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갖고 있던 폭발물에서 군용 고폭발 물질의 일종인 PETN(펜타에리트리올) 80g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PETN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12월 영국 국적의 리처드 리드가 신발 속에 장착된 폭탄을 이용해 아메리칸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려다 미수에 그쳤을 때도 사용됐던 폭발물이다.

ABC방송은 이번 테러 기도는 예멘의 알-카에다 지도자에 의해 조직되고 시행됐으며, 범인이 예멘의 알-카에다 지도자와 한 달 가까이 함께 살며 폭발물을 다루는 훈련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테러 기도에 이용된 폭발물은 6인치(15.25㎝) 크기의 폭약과 범인의 속옷에 꿰매져 부착된 액체가 들어있는 주사기 등으로 이뤄졌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또 압둘무탈라브는 인터넷을 통해 예멘의 과격 이슬람 지도자(이맘)와 접촉했고, 이 지도자가 자신과 알-카에다 지도자를 연결시켜줬다고 미 당국에 진술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하지만 압둘무탈라브가 언급한 이맘이 지난달 텍사스 포트 후드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범 니달 말리크 하산 소령이 범행전 접촉했던 예멘계 이슬람교 지도자 이맘과 동일 인물인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미국 태생의 예멘계 이슬람 지도자 안와르 알-올라키는 지난 2002년부터 예멘에 거주하고있으며, 알-카에다의 주요한 조직 모집책으로 알려졌다.

한편 체포 직후 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고 있는 압둘무탈라브는 이날 항공기 폭파기도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범인은 범행 직전 복통이 났다면서 담요를 몸에 덮었고, 이어 뻥하는 폭죽 터지는 소리가 나고 불길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황재훈 특파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