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불라바(Bulava)'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24일 정부 기관지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의 인터뷰에서 불라바 개발 계획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러시아군 핵(核) 전력의 핵심이 될 불라바 미사일은 지난 2005년 이후 지금까지 총 12차례 시험 발사됐지만, 공식적으로 알려진 성공은 5번 뿐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일 발사에서는 3단계 엔진 오작동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러시아군은 과거처럼 1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았다.

일부 국방 전문가들은 미사일 개발 책임자까지 교체하고도 실패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개발을 계속 밀어붙여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차라리 기존 SLBM 개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불라바 말고 다른 대안은 없다는 입장이다.

세르듀코프 장관은 "불행히도 문제가 많고 우리가 원하는 만큼 그렇게 빨리 해결될 수도 없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성공적으로) 날아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 재료를 값싼 것으로 대체하거나 제작 장비가 낡은 것이 발사 실패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내년 1월 초 다시 불라바를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3단계 고체 추진체 방식의 불라바는 사거리가 8천 km 이상으로 1기 당 핵탄두를 10개까지 장착할 수 있으며 보레이급 핵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러시아군은 2015년까지 5척의 보레이급 잠수함을 해군에 배속시키고 이 잠수함들에 불라바를 장착해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