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최근 한 시위자가 던진 조각상에 얼굴을 맞아 다친 사건이 조작됐음을 암시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21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올해 73세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13일 밀라노에서 있었던 정치 집회에서 정신질환자로 알려진 마시모 타르타글리아(42)가 던진 밀라노 고딕성당 '두오모'의 금속제 모형 조각상 등에 맞아 코뼈 일부와 치아 2개가 부러졌다.

당시 공격으로 그의 입술과 잇몸에 피가 흐르는 화면이 세계 각지로 펴지면서 수백만명이 이를 지켜봤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공격이 합성사진인가'라는 제목의 이 8분짜리 동영상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9.11 테러를 기획했다는 수준의 음모론을 담고 있으며 단 몇 시간 만에 50만건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제작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동영상은 베를루스코니의 피습 이후 중요 순간마다 여러 장의 스틸사진을 보여주며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베를루스코니의 얼굴에 묻은 짙은 피가 미리 준비된 것이고, 병원에서는 그가 많은 피를 흘렸다고 했지만 정작 그의 셔츠는 피에 젖지 않았다는 것.
특히 한 경호원이 차 안에서 무언가를 베를루스코니 총리에게 건넸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가짜 피가 담긴 스프레이라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이어 동영상은 네티즌들에게 TV를 끄고 머리를 써 보라면서 '조각상 공격'은 자작극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 지지자들은 동영상에 담긴 음모론을 일축했다.

다니엘레 카페초네 당 대변인은 이런(비디오를 만든) 사람들에게서 폭력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생각을 엿볼 수 있다면서 근거도 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치 평론가들은 피습 이후 베를루스코니가 동정표를 얻었다고 지적했으며 전날 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도는 일주일만에 20%p가 오른 66%를 나타냈다.

(서울=연합뉴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