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사진)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파키스탄 대법원이 자르다리 대통령을 포함한 수천 명을 대상으로 단행된 사면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대법원은 이날 페르베즈 무샤라프 전 파키스탄 대통령이 2007년 단행한 국가화해명령(NRO)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NRO는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며 "NRO에 의해 사면됐던 모든 위법 사례는 명령 발동 이전으로 되돌린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자르다리 대통령의 스위스 은행계좌에서 발견된 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재개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2007년 10월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민주적 선거를 치르고 8년간의 군부통치를 종식시키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NRO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1986~1999년 정치적인 이유로 범죄자가 된 8000여명의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이 사면됐다. 이에 대해 당시에도 무샤라프가 정권연장을 위해 사면을 단행했다는 비판이 높았다. 자르다리 대통령도 당시 사면됐으며,NRO에 대한 위헌 논란 시비는 끊이지 않았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