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겹경사를 맞았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데 이어 연임을 위한 의회 인준 1차 관문도 통과했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는 17일 오전(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의 연임 여부를 묻는 인준 동의안 표결을 실시해 가결했다(찬성 16표,반대 7표).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수습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금융위기를 미리 막지 못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압도한 덕분이다. 그의 연임 동의안은 상원 본회의 표결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절차가 간단치는 않을 전망이다. 야당인 공화당의 일부 의원들은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필리버스터)를 벼르고 있다. 짐 버닝 상원의원은 "통화정책에서부터 규제,소비자 보호,투명성,독립성에 이르기까지 그는 FRB 의장으로서 실패한 인물"이라면서 "그의 연임 인준을 중지시킬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경고했다. 따라서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차단하고 그의 인준 동의안이 처리되려면 과반수인 51표보다 많은 60표의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앞서 타임은 지난 16일 버냉키 의장을 '올해의 인물'로 뽑았다. 타임이 1927년부터 실시한 올해의 인물에 FRB 의장을 선정한 것은 버냉키 의장이 처음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