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 여당 대표급 각료위원회서 결론 도출
내년 5월까지 5개월 유보안 유력..미.일관계 급랭 가능성


일본 정부는 15일 총리실에서 민주당과 사민당, 국민신당 등 연립 여당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기본정책각료위원회를 열어 미.일 간 논란이 되고 있는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 이전 문제에 대한 결론 도출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연내에는 후텐마 비행장 이전 지역 결정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당분간 결정을 미룬다 ▲이전 후보 지역은 3개 연립 여당이 결정한다 ▲2010년도 예산에 이전 관련 비용은 계상하되 구체적인 내용은 계속 검토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정부 방침은 오키나와(沖繩)현 기노완(宜野彎)시에 있는 후텐마 비행장을 2014년까지 같은 현 나고(名護)시에 있는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 이전하기로 한 양국 정부의 기존 합의 이행을 요구해 온 미국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양국 관계를 더욱 급속히 냉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본 정부가 이전 관련 비용의 예산 계상을 통해 종전 합의안인 나고시 헤노코(邊野古)에 있는 슈와브 기지 정비 사업은 계속한다는 메시지를 미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보여 미국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 대표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사민당 당수인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소비자담당상, 국민신당 대표인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금융담당상, 그리고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후텐마 비행장 이전 지역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내년 5월로 약 5개월가량 미루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년 1월로 예정된 나고시 시장 선거에서 나타나는 민심의 동향 등을 고려해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이전에 정부의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 위한 측면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당초 합의대로 주일미군 슈와브 기지로의 이전으로 결론을 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미군 기지 운영에 따른 위험성을 완화하고 오키나와 현민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오키나와 현외 또는 국외 이전을 포함한 새로운 지역으로의 이전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합의 내용을 금주 중 미국측에 전달하고 지난 4일 2차 회의를 가진 뒤 중단됐던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미.일 각료급 회의 재개를 요구할 방침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