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등 해외에 파병된 호주군 가운데 귀국후 마약이나 술에 의존하는 사례가 전체의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국방부는 해외파병 호주군 가운데 귀국한 뒤 전투 경험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마약과 술에 의존하는 장병들이 전체의 3분의1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고 일간 쿠리어메일이 15일 전했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귀국 해외파병 호주군의 정신적 치료 등 사후관리 강화를 주요 과제로 선정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호주군의 해외파병이 8년째를 맞이하면서 파병에 따른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도 그만큼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동티모르와 아프간 참전 경험이 있는 이등병 대런 맥켈러(23)는 귀국후 퀸즐랜드주 타운스빌병원에 강제로 입원돼 정신과 치료 등을 받았다.

6개월간 아프간에서 근무하다 지난달 귀국한 그는 술에 취하는 날이 잦아지게 됐다.

특별히 만취 상태에서 누군가를 공격한 경우는 없지만 경찰이 술에 취한 그를 수갑에 채워 정신적 치료를 이유로 구금조치했다는 것.
의사들과 군장병복지단체, 야당, 그리고 간호사인 그의 어머니 린 맥켈러는 "그가 구금후 2주동안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당국을 비난했다.

맥켈러와 같은 사례는 호주군의 해외파병이 8년째를 맞이하면서 적어도 수백건에 달하고 있다.

타운스빌병원 의사 샘 베이커는 "군사기지가 있는 지역의 병원 의사들은 마약 복용 군장병과 참전 스트레스 호소 군장병을 치료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라며 "해외 참전경험이 있는 군장병 가운데 주로 젊은 병사들이 술이나 엑스터시 같은 마약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참전 호주군 가운데 일부는 전쟁 경험에 적응하고 일부는 이겨내지만 나머지는 현실도피 차원에서 마약에 손을 댄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대변인은 "해외파병 호주군이 임무를 마치고 귀국하게 되면 6개월간의 적응기간을 갖게 된다"며 "이 기간 후유증 등을 엄격하게 검증받는다"고 말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