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의 한 댐에 설치하기위해 영국군이 대규모 운송작전을 벌였던 대형 수력발전용 터빈이 댐 주변 지역 안전 미비로 결국 설치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의 가디언지가 13일 보도했다.

아프간 주둔 영국군은 지난해 9월 2천여명의 병력을 동원,5일간에 걸쳐 무게 220톤(t)의 대형 터빈을 탈레반 영향권에 위치한 카자키댐으로 운반해 영국군의 아프간 주둔 이래 최대의 성과로 각광을 받았었다.

그러나 터빈이 운반된지 1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댐에 설치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미국당국은 설치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판단하고 부품 등을 정리해 다른 지역으로 투입할 것을 검토 중이다.

터빈이 아직도 설치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댐에 이르는 주요 도로 약 30마일(48km) 구간이 대부분 탈레반 세력권에 있어 안전이 확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인해 콘크리트나 쇄석 등 터빈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건자재가 조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빈 시설공사를 맡은 중국의 CMIC사는 연결도로 상황이 위험한 것으로 판명되자 하루아침에 짐을 싸 철수했으며 현재까지 공사를 맡을 다른 하청업체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각종 필요 건자재 조달과 공사기간 등을 감안할 때 터빈 설치를 위해서는 최소한 3-6개월간 연결 도로의 안전이 확보돼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행정부는 최근 아프간에 대한 병력증파를 발표했으나 아프간 내 주요도시와 마을의 보호에 중점을 두고있어 변방의 도로 보호에 병력을 파견할 여유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터빈 설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미국제개발청(USAID)은 내년 4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터빈과 부품 등의 보관 작업에 착수했으며 필요한 경우 다른 지역으로 이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터빈 설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변방지역의 건설공사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얻으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측의 전략도 큰 차질을 빚게됐다.

카자키 댐은 지난 1950년대 냉전시절 미국이 소련을 견제하기위해 건설한 댐으로 당시 2개 터빈이 설치됐으며 최근 3번째 터빈을 들일 계획이었다.

(서울=연합뉴스) yj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