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양국 간 항공노선 규제를 크게 완화하는 이른바 '항공자유화(오픈 스카이)' 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간 노선이 확대돼 여행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도쿄 하네다공항의 허브화가 더욱 진전될 전망이다.

미 · 일 정부는 지난 11일 밤 워싱턴에서 항공자유화 협상을 타결짓고 양국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항공노선을 개설하고 양국을 오가는 항공 편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국제 항공노선은 각국 정부가 공항과 항공사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항공자유화 협정이 맺어지면 항공사가 자유롭게 노선과 편수 등을 결정할 수 있다. 현재 미 · 일 간 항공노선은 양측 3개사씩에만 노선과 편수가 자유화돼 있으나 이번 협정으로 두 나라의 모든 항공사에 자유화 혜택이 주어진다.

또 두 나라 항공사들이 자유롭게 제휴를 맺어 마케팅을 하고 항공기도 공동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은 일본항공(JAL)과 전일본공수(ANA) 등 일본 항공사들과 새롭게 합작사업을 추진할 전망이다. 현재 아메리칸항공은 JAL,유나이티드항공은 ANA와 제휴를 맺고 좌석 공유 등 공동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 · 일 항공자유화에 따라 당장 내년 10월부터 하네다공항에서 심야와 새벽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미 · 일 항공노선을 개설토록 할 계획이다. 하네다공항은 현재 서울과 베이징 등 가까운 거리의 도시에만 직항 노선을 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나리타공항에 비해 도쿄 도심에서 가까운 하네다공항을 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키우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