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감소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미 하버드대가 로스쿨(법학대학원)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입했던 등록금 면제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은 2년전 졸업후 5년간 비영리기관이나 정부에서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3년차 학생들의 등록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으나 예상보다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바람에 프로그램 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3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마사 미노 하버드대 로스쿨학장은 "학생들로 하여금 공공봉사 경력을 쌓도록 장려하는 많은 시험적 방안 가운데 하나였다"고 지적했으나 롭 런던 홍보담당 학장보는 경기침체로 기부금이 크게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학의 기부금은 2008년 6월-2009년 6월 1년간 27%가 감소해 260억 달러로 줄어들었으며 이에따라 대학당국은 일부 학과의 교수들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권고하는 등 비용절감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노 학장은 그러나 재정난 속에서도 로스쿨은 학생들 지원을 위해 270만 달러를 추가로 배정,졸업 후 저임금 직업을 택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한편 공공기관 근무 졸업생들에게 1년간 봉급과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12종의 새로운 장학금 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로스쿨 당국은 '퍼블릭 서비스 이니셔티브'(PSI)로 불리는 기존의 등록금 지원 프로그램이 현 재학생들에게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나 차기 입학생들부터는 '아마도' 적용되지 못할 것 이라고 밝혔다.

로스쿨 당국은 당초 PSI 신청자가 전체 졸업생의 약10%에 해당하는 50-60명 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기침체로 법률회사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졸업반 학생 73명이 신청했으며 1년차의 경우 110명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 졸업반 신청자의 경우 등록금에서 1만 달러를 경감받으며 등록금 전액 면제혜택은 다음해 졸업반 학생들에게 적용된다.

하버드대 등 명문 로스쿨의 경우 3년 과정을 이수하는데 보통 12만 달러 이상의 학비가 들어가며 따라서 상당수 로스쿨 졸업생들이 10만달러 이상의 빚을 안고 사회에 진출한다.

이때문에 급여가 낮은 공공기관 등에 취업을 꺼리고 초임연봉이 16만 달러에 달하는 월가의 법률회사들을 선호하게 된다.

하버드대 외에 많은 대학 로스쿨 들이 졸업후 공공기간 근무를 조건으로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가장 큰 규모인 뉴욕대학 루트-틸덴-컨 프로그램의 경우 매년 20명의 로스쿨 재학생에게 졸업후 10년간 공공기관 근무를 조건으로 3년간의 등록금을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yj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