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방령에 맞서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케냐인 고모 제이투니 오냥고(57)가 자신의 문제로 인해 사실상 대통령 가족과 생이별 중인 심경을 털어놨다.

오바마 대통령 선친의 이복 여동생인 오냥고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민문제로 조카인 오바마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었기 때문에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이후로 오바마 가족을 피했고 그들도 자신을 찾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동안 오냥고는 미국에서 수년간 불법 체류한 사실이 드러난 뒤로 오바마 가족을 더 이상 만나지 못했던 고통을 털어놓으면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껴 울기도 했다.

오바마가 미국 내에서 유일한 가족이라는 오냥고는 "우리는 가족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며 "나는 정치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오냥고는 오바마를 보호하려 애썼다면서 오바마가 결코 자신의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그에게 이민문제의 어려움을 얘기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냥고는 케냐에서 오바마의 이복 동생들을 돌보다 2000년 미국으로 이주한 뒤로 난민 지위를 신청했지만 거절됐고 2004년 미국을 떠날 것을 명령받았다.

하지만 그는 미국을 떠나지 않은 채 보스턴의 한 공동주택에 계속 살았고 2008년 불법 체류 문제가 불거진 뒤로는 의료자원 봉사마저 그만둬야했다.

그는 자기면역 장애를 일으키는 '길랑바레 증후군'으로 석달간 마비증세로 고통받다 최근 재활을 통해 걷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

그는 오바마 선친을 '학대하는 아버지'로 묘사한 자전적 일화 '나이로비에서 선전까지'라는 책을 쓴 오바마의 이복동생 마크 은데산조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중국에 사는 은데산조가 오바마와 함께 자라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자신이 은데산조의 보모였을 때에도 오바마 선친이 단 한 번도 아이들을 학대한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
오냥고는 "오바마 선친은 (아이들에게) 엄격했고,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라고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또 불법 체류자 체포에 앞서 연방정부 요원들이 상급자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조치에 큰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