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미국 증파 규모와 철군시기를 최종 확정했다. 내년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내년 상반기 아프간에 3만명을 추가로 파병하고,임기 내인 2011년 7월부터 철군을 시작한다는 새 아프간전 전략을 발표했다. 2001년 알 카에다의 9 · 11 테러로 시작한 8년 전쟁을 군 증파를 통해 종결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지난 9월 스탠리 맥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이 4만명을 증파해 달라고 요청한 이후 3개월간 고민 끝에 새 전략을 내놨다. 오바마는 "알 카에다 암 덩어리를 뿌리 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6만8000~7만1000명 수준으로 증파가 되면 총 10만명을 넘기게 된다. 이 같은 병력을 유지하기 위한 한 해 전비는 7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증파로 올해 300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간전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베트남전과 달리 아프간전은 전쟁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43개 연합국이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국의 증파도 요청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2일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새 아프간 전략을 환영했다. 그는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접근법은 성공을 위한 광범위한 정치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한나라당은 2일 아프간 파병 관련 당정회의를 열고 파병기간을 2년6개월로 하되 병력의 교체주기는 6개월로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아프간 재건 활동을 돕기 위한 지방재건팀(PRT)의 경호 경비에 주력할 파병부대 규모를 340~350명으로 하고,UH-40 헬기 4대, 열상감시장비(TOD), 공중에서 탄환이 폭발하는 K-11 차기복합소총 등을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장성호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