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청정개발체제(CDM) 위원회가 CDM 프로그램에 따라 중국에 풍력 발전단지 수 십곳을 건설하는 계획에 대한 승인을 보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CDM은 교토의정서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부여받은 선진국이 감축 목표가 없는 개발도상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벌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탄소 배출권을 얻을 수 있는 제도다.

중국은 그동안 CDM의 최대 수혜국이었다.

중국은 CDM 프로그램에 따라 풍력발전소 등을 건설,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중국이 CDM을 통해 지금까지 벌어들인 탄소 배출권은 10억 달러가 넘는다.

지난 5년간 CDM 프로그램 하에서 이뤄진 온실가스 감축 사업의 절반 가량을 중국이 싹쓸이 한 것이다.

CDM 위원회의 렉스 데 융 위원장은 몇몇 (중국의 CDM) 프로젝트의 승인이 보류됐다고 확인했으나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국이 CDM 사업을 따낼 수 있도록 고의로 풍력 산업 등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뒤 CDM 위원회가 중국의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의 마이클 와라도 CDM 규정과 관련해 중국의 에너지 프로젝트들이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에너지 프로젝트의 상당수가 '추가성(Additionality)'이 있다고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CDM 승인을 받으려면 온실가스 감축만을 목표로 특별히 고안됐다는 '추가성'을 증명해야 한다.

오는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도 CDM 프로그램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그러나 CDM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청훙보는 CDM 프로그램의 개혁이 필요하지만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에도 CDM이 즉각 중단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