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회-교황청 화해 모색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내달 3일 바티칸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면담할 것이라고 26일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크렘린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번 면담에서 러시아 정교회와 교황청 간 화해를 주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교회는 종파 분리 이후 1천 년 가까이 교황청과 사이가 멀어져 있으며 최근 정교회 측이 구소련 국가에서 가톨릭이 신도들을 개종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교황청과 마찰하고 있다.

이 갈등으로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러시아 방문이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알렉세이 2세 총대주교가 타계하고 자유주의 성향의 키릴 총대주교가 취임하면서 두 종파 간 화해 가능성이 거론됐다.

특히 지난 2월 키릴 총대주교 취임식에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청 서열 2위인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단장으로 한 축하 사절단을 보내면서 화해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러시아 정교회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힐라리온 주교는 지난 달 "두 종파 지도자 간 만남이 현재 추진되지는 않고 있으나 이론적으로 중립 지역에서의 만남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현 총리 역시 바티칸을 방문, 베네딕토 16세를 만나 두 종파 간 화해 노력을 약속한 바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