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전 농구를 즐겨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골프광으로 변신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11개월 동안 25차례 골프를 쳐 7회에 그친 농구 경기 횟수를 크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오바마 대통령은 고등학교때 농구선수로 활동한 적이 있을 정도로 농구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대선 유세 기간 도중에도 대학생들과 농구를 즐기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농구보다는 골프에 열중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 이후 약 13일에 한차례꼴로 골프를 치고 있다.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03년 8월 이라크전 전사자에 대한 애도표시로 골프를 끊기까지 2년8개월동안 24차례 라운딩을 즐긴 것과 비교했을 때도 잦은 편이다.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퍼팅 연습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골프는 TV에 방송되기도 했던 농구와는 달리 은밀하고 비공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취재진의 골프장 출입도 허용되지 않는다.지난 8월 마서즈 빈야드 섬에서 휴가를 보낼때 그는 자전거를 타고 인근 골프 클럽에 라운딩을 하러 갔고 그 사이 30명 가량의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5시간이나 버스에 앉아 있어야 했다.또 그가 골프를 칠때 종종 참모진이 4명으로 팀을 짜 바로 앞조로 골프를 치면서 구경꾼을 차단하기도 한다.백악관은 골프가 대통령에게 더 많은 야외 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면서도 그의 골프 라운딩이 부쩍 잦아진 이유와 언론 취재가 허용되지 않는 까닭에 대해선 답을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에 있을때는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 골프장 등 2곳의 군 기지내 골프장을 자주 찾는다.그의 골프 파트너는 직급이 낮고 젊은 참모들이나 오랫동안 막역하게 지내온 친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WSJ는 오바마 대통령이 핸디캡이 20을 넘는 등 골프를 잘 치는 편은 아니라고 전했다.골프전문지 골프 다이제스트는 그의 골프 스타일이 “치밀하고 경쟁적이며 모험을 피하지 않는 등 정치를 하는 방식과 같다”고 평가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