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따른 최후의 고육책

광고시장 침체, 인터넷 발달 등으로 경영난에 봉착한 미국의 남성잡지 플레이보이가 대부분의 사업부를 외주 제작에 맡기는 고육책을 내놨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플레이보이는 앞으로 5년간 편집을 제외한 광고.판매.유통 등의 기능을 미국의 미디어 기업 AMI 사(社)에 맡기기로 최근 합의했다.

플레이보이는 이번 계약으로 2011년 말께에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MI는 멘스 피트니스(Men's Fitness) 등 10여개의 잡지를 출판하는 회사다.

출판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플레이보이가 사업부 매각을 통한 수익성 향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이 악화된 데다 남성을 겨냥한 잡지는 날로 늘고 있으며 공짜 누드사진이 널려 있는 인터넷까지 발달하면서 플레이보이는 위기로 내몰렸다.

플레이보이는 지난해 1천300만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800만달러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내년 적자도 올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예산을 감축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스타급 모델의 누드를 싣는 빈도가 떨어졌으며 유명 필자에 대한 섭외도 어려워졌다.

이는 추가적인 수입 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한 회사가 여러 개의 잡지를 출판하는 여타 회사들과 달리 플레이보이는 잡지 하나를 위해 생산.유통.판매망을 유지하느라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플레이보이에 피인수.합병 의사를 타진하는 일도 잦았다는 후문이다.

창립자이자 편집국장이며 거대 주주인 휴 헤프너는 이 같은 제안을 모두 못마땅해했지만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결국 마음을 바꿔 외주라는 카드를 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