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타임스 "일자리 도난당해" 공화당측 비판 소개

미국에서 오바마 행정부 들어 불법이민 노동자들에 대한 체포가 2008 회계연도에 비해 50% 이상 격감했다고 보수성향의 워싱턴 타임스 인터넷판이 라마 스미스(텍사스.공화) 하원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 20일 보도했다.

이러한 수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이민관련 단속의 초점을 불법이민자들 대신 고용주쪽에 맞추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스미스 의원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통계수치를 내놓은 것은 오바마 행정부가 단속을 소홀히 함으로써 미국 시민과 합법적인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공화당측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하원 법사위의 공화당측 간사인 스미스 의원은 실제로 "경제적 혼란기는 단속을 느슨히 해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민들의 일자리를 차지하도록 놔두기엔 나쁜 시기"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타임스는 전했다.

스미스 의원은 "이들 도난당한 일자리는 직장에서 쫓겨난 시민과 합법 이민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특히 일자리 문제에선 시민과 합법 이민자 우선 정책을 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합법고용신분증(I-9 폼)에 대한 정밀감사가 300% 증가한 것은 한가지 진전이라고 말하면서도 정밀 감사 결과 벌금이 부과되더라도 대부분의 고용주는 사업할 때 발생하기 마련인 비용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불법이민자들의 고용을 막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공화당측 비판도 소개했다.

그러나 스미스 의원의 통계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측인 매트 챈들러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효율적인 법집행에 대한 근시안적이고 구시대적이며 왜곡된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ICE는 단속 역량을 고의적으로 불법 노동자들을 고용해 법을 어기는 상습 범죄자들과 업주들에게 우선 투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부시 행정부에서 사업장을 급습, 불법이민자들을 체포하는 단속방식을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자신은 상습적으로 불법 이민자들을 고용하는 악질 업주들로 단속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공약했었다.

스미스 의원이 발표한 불법이민 노동자 단속통계에 따르면, 2009 회계연도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 체포는 지난해에 비해 68% 감소했고, 범죄 혐의 체포는 60%, 범죄혐의 기소는 58%, 유죄선고는 63% 떨어졌다.

미국의 2009 회계연도는 2008년 10월1일 시작, 2009년 9월30일 끝나는 기간인데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20일 취임했다.

지난 4월 마시 포먼 ICE조사실 실장은 불법이민 노동자들을 체포하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단속 초점을 "업주들로 옮기는 게 불법 이민의 원인을 뿌리뽑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새로운 단속지침을 내렸었다.

포먼 실장은 또 ICE의 고용주에 대한 단속이 단순히 불법 고용에 대해서 뿐 아니라 노동자 학대, 인신매매와 신분사기, 돈세탁 등에 대해서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시했었다고 워싱턴 타임스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