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히타치제작소와 도시바 등 일본의 간판 가전업체들이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밀려 LCD(액정표시장치) TV 등의 자체 생산을 줄이는 대신 외부 위탁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히타치는 중국에서의 박막형 TV 생산을 최근 중단하고 일본에서도 1개 공장만 가동하고 있다.도시바 역시 동남아시아에서의 TV생산을 인도네시아에 집중하기로 하고 베트남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소니는 태국 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말레이시아로 TV 생산을집중했다.멕시코 공장은 전자제품위탁제조(EMS) 회사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가전 대기업 8개사의 국내외 박막형 TV 공장 수는 가장 많았던 시기의 58개에서 내년 봄에는 39개로 줄어들 전망이다.이처럼 일본 가전업체들이 TV 자체 생산을 줄이고 있는 것은 삼성과 LG 등 한국 가전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가격 경쟁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어서다.

일본의 가전업체들은 생산 규모의 열세로 아시아지 역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이런 흐름속에서 주요 8개 가전업체의 절반 이상이 TV 부문에서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적자를 냈다.때문에 자체 생산을 줄이고 위탁 생산을 늘려 상품 개발비와 인건비 등 경비를 절감함으로써 수익력을 회복하려는 게 일본 가전회사들의 전략이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LCD TV의 세계 시장은 1억3000만대로 전년 대비 2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780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3% 감소할 전망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