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세르비아에서 마늘이 신종플루의 특효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옥외시장에서는 13일 마늘을 사려는 손님들이 서로 밀고, 밀치며 아귀다툼을 벌일 정도였다.

세르비아 사람들은 마늘이 행운을 주고, 많은 질병을 예방해준다고 믿고 있다.

최근 세르비아에서 번지는 신종플루에도 마늘이 특효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마늘을 음식재료로 쓰는 나라는 많지만, 세르비아인들의 마늘 사랑은 유별나다.

흡혈귀를 쫓아낸다는 미신에 따라 문간이나 주머니 속에 마늘을 놓고, 건강과 부를 위해 아기 베개 밑에 마늘을 놓으며, 독한 플럼 브랜디인 슬리보비츠와 함께 마늘을 안주로 먹는다.

겨울철 독감의 계절을 맞아 마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마늘 가격은 치솟고 있고, 사람들이 사과 먹듯이 마늘을 씹어먹으면서 공공장소에는 지독한 마늘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붐비는 옥외시장에서 마늘을 사는 노인 마르코 얀코비치는 "마늘이 최고"라며 "백신을 맞으면 아플 수 있지만, 마늘을 먹으면 악취만 날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르비아 언론은 대중이 운집한 두 개의 음악축제를 언급하며 마늘이 신종플루 특효로 입증됐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맥주를 즐기는 젊은 관중이 모인 7월 엑시트 록뮤직 페스티벌에서는 처음으로 신종플루 환자가 확인됐지만, 슬리보비츠와 마늘로 양념한 육류가 판치는 전통적인 관중이 모인 구차의 포크뮤직 페스티벌에서는 신종플루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건 관리들은 마늘의 치유력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손 씻기, 마스크 쓰기, 백신 접종 같은 과학적인 예방책을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베오그라드 병원의 바이러스학 의사인 조란 조르제비치는 "사람들은 신종플루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마늘이 아니라 진짜 예방책과 약품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종플루 환자의 급증으로 세르비아 보건부는 13일 3백만 명분의 백신을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에서 주문했다.

(베오그라드 A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