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학가에서 '나체 질주'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항저우(杭州)시 저장(浙江)공상대생 후화카이(胡華凱)는 지난 5일 나체로 10여 분간 학내를 질주했다.

인터넷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중국 전역에서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학교 측이 오후 11시 30분이면 기숙사 내 전기를 차단, 인터넷은 물론 공부조차 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 불만을 품고 이를 공개적으로 항의하기 위해 일주일간의 계획 끝에 '거사'를 결행했다.

학교 측의 부당한 처사를 알려 바로 잡기 위해 벌인 그의 행동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전국적인 관심을 끌면서 학내 강제 소등 문제를 이슈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중국 전역의 이목이 쏠린 탓에 "신중하게 판단해 조치하겠다"고만 밝힐 뿐 후군에 대한 처벌을 미루고 있다.

중국 대학가에서 나체 질주는 이제 더는 새로운 뉴스거리가 아니다.

올해 초 상하이 푸단(復旦)대생 2명이 졸업을 자축하기 위해 옷을 벗은 채 학내를 달렸고 지난해에도 칭화(淸華)대생 2명이 역시 졸업 자축행사로 나체 질주를 벌였다.

나체 질주에 대해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평가는 엇갈린다.

대학생들은 "권장하거나 따라 할만한 행동은 아니지만 학창시절 한 번쯤 추억거리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으로, 젊은이들만의 특권 아니겠느냐"거나 "표현과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기성세대가 신세대의 요구를 귀담아듣지 않는 상황이니 이렇게밖에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두둔했다.

반면 기성세대들은 대학생들의 이런 '치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절강신문(浙江新聞)은 11일 "젊음의 열정을 보여주겠다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은 이런 방법은 잘못된 방식"이라며 "해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대학생들의 정신 자세가 흐트러졌기 때문으로, 중국 고등교육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못마땅해했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pjk@yna.co.kr